이태리 돌로미티3(친쾌토리 라가주오이)
트레치메를 갔다와서 호텔에서 좀 쉰후 아직도 해가 많이 남았길래 호텔에서 10분거리에 있는 친쾌토리를 체어리프트를 타고 오르려고 호텔 프론트 직원한데 물어보니 지금은 운행안한다고 하면서 차로 올라가는 비포장 도로가 있으니 그리로 가보라한다. 호텔직원이 말한대로 비포장 산악도로를 구불구불 한 20여분 올라가니 친쾌토리 산장 주차장이 나온다. 올라올때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는 데 여러대의 차량이 이미 주차 되어 있었다.

친쾌토리 5개 기둥중 제일 큰 기둥 바로 밒에 있는 친쾌토리(Cinquei Torri)산장. 6월 중순에야 문을 연다.
친쾌토리 산장은 후면에 있기때문에 거기서 500미터 쯤 올라가니 전면이 잘보이고 스코이아톨리(Scoiattoli)산장도 보인다.

전면에서 바라본 친쾌토리. 앞에서는 5개의 봉우리가 보이는 데 뒷편으로 가면 10개 정도의 봉우리가 보인다.

해발고도 2200미터의 스코이아톨리(Scoiattoli)산장. 내일오를 저멀리 라가주오이 산장과 라가주오이 연봉들이 보인다. 산장도 체어리프트도 6월 중순부터 오픈된다. 체어리프트가 오픈되면 국도변 리프트 탑승장에 차 주차하고 리프트를 타고 올라와 이곳 산장을 기점으로 친쾌토리를 한바퀴 도는 2시간 정도 소요되는 트레킹 길로 유명하다. 한바퀴 돌다보면 1차대전 전쟁유적지를 많이 볼 수 있으며 맞은편의 라가주오이 연봉, 토파나연봉, 크로다 다 라고 연봉, 기아우패스 등 그림같은 절경들을 360도 파노라마식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5월 30일 날 이곳을 올랐는 데 뒷편의 음달진 곳에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폐쇄 된 곳이 많아 다 돌아 보지는 못했다.

1차대전의 격전지 흔적. 이태리군의 참호

1차대전의 흔적. 이태리 군인들의 막사

뒷편으로 내려가면 기둥이 10개이상 보인다.

계곡 건너편의 토파나 산봉우리 연봉, 1차대전때 동맹군의 오스트리아군 주진지가 라가주오이 토파나 봉우리쪽에, 연합군쪽의 이태리군은 이쪽 친쾌토리쪽에 있어 상호 치열한 산악 전쟁을 벌렸는 데 아직까지 그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친쾌토리산장쪽에서 바라본 뾰족뾰족한 크로다 다 라고(Croda da Lago) 연봉.

다음날 아침 일찍 라가주오이를 거쳐서 오르티세이의 세체다봉, 알프 디 시우시를 가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포콜 호텔에서 라가주오이 케이블카 정류장까지는 20분정도로 가까웠다. 라가주오이산장은 안열었는 데 케이블카는 운행 된다해서 돌로미티 모든 케이블카 곤돌라를 무제한 탈 수 있는 슈퍼 섬머 1일권을 55유로에 구매 하였다. 표를 파는 아주머니가 운행 안하는 케이블카가 많으니 그래도 사겠냐고 다짐을 받으면서 팔았다. 케이블카 한번 타는 데 27유로-40유로라 하루 두번만 타면 이득인데 우리는 3번을 탔으니(세체다는 절반 만 탑승) 세이브를 많이 한 셈이다.
저멀리 절벽위로 까마득히 보이는 라가주오이 산장 및 케이블카 하차장 모습. 그곳 해발고도가 2,752미터이고 이곳 해발고도가 2,000미터이니 케이블카가 급경사로 올라가니 고소공포증이 없더라도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면 현기증 나듯 아찔아찔하다.
이 깍아 지를 듯한 절벽에 길이 없을 것 같은데 올라가는 길이 있단다. 1차세계대전 당시 난공불락의 요새 라가주오이 요새를 두고 2년간에 걸쳐 혈전이 벌어졌는 데 이태리군이 절벽을 클라이밍으로 기어 오르면 오스트리아 군은 절벽위에서 폭팔물을 터트려 낙석으로 이태리군을 살상하여 방어하곤 하였다. 이태리 산악공병들은 떨어지는 낙석공격을 피하기위해 군데 군데 굴을 팠고 그굴을 계속 더 위로 깊게 파고 들어가고 굴을 팔수 없는 데는 철사다리 쇠줄 쇠말뚝 등을 절벽에 박아 만든 비아 페라타(Via Ferata 철의 길)를 만들어 산악보병들이 정상까지 올라가게 해 결국에는 정상점령에 성공하여 2년간의 혈전이 이태리 승리로 끝이 났는 데 1차세계대전 중 가장 유명한 전투라 한다. 지금은 이길이 등산루트로 이용되어 전문적인 암벽등반기술이 없더라도 하네스와 안전고리만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는 인기있는 트레킹 등산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한다. 돌로미티 전역에 이러한 비아 페라타가 산재해 있다. 라가주오이 절벽에 만들어진 1km에 이르는 이길을 따라 산악 절벽요새, 터널, 비아페라타, 산악막사등 야외전쟁 박물관이 되어 볼거리가 많은 데 눈이 많이 쌓여 폐쇄되어서 아쉽게도 우리도 가볼수가 없었다.

1차대전 전쟁유적지. 절벽에 지어놓은 오스트리아군 진지 (돌로미티 홈페이지)

1차대전 전쟁유적지. 이태리군이 정상정복을 위해 판 절벽터널(돌로미티 홈페이지)

케이블카 개찰구에서 표를 받는 아저씨가 케이블카 운행도 하면서 이곳 역사를 재미있게 얘기해준다. 옛날에는 이곳 일대와 오스트리아 남쪽 일부를 포함하여 독립적인 티롤왕국이었고 이후 오스트리아 영토가 되었다가 1차대전에서 오스트리아가 패한 후 이태리 영토가 되었으나 지금도 돌로미티 원주민들은 티롤인이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을 갖고있다고 한다. 종족도 이태리족과는 틀리다 하고 언어도 옛날에는 고립된 산간지역에서는 독일어도 아니고 이태리말도 아닌 스위스의 로망쉬어 처럼 지역별로 5개의 독자적인 언어를 썼다하고 지금은 공용어가 이태리어와 독일어라 한다. 진짜 이곳의 건물양식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르크 티롤양식과 똑같고 사람들 기질도 남쪽 이태리 사람들과 달리 독일/오스트리아 기질과 닮았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눈세상이다. 이곳은 2750미터로 돌로미티 최고 높은 전망대로 거의 360도 돌로미티 전체가 다보인다. 산봉우리 이름이 적혀있는 커다란 안내판이 있어 봉우리 하나 하나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 토파나 산군들이 안개와 구름에 가리웠다. 팔자레고 고개길 건너편의 어제 올랐던 친쾌토리 쪽 풍광이 볼만 한데 안개에 가리워서 사진은 하나도 찍지 못했다.

왼쪽의 라가주오이 연봉들


돌로미티 최고 높은 산장이고 돌로미티 일출 일몰의 명소인 라가주오이 산장. 알타비아 1 종주 코스의 필수 숙박 산장이다.

우리나라 산악동호회의 로망인 알타비아 1 종주 코스지도. 북쪽 도비야코의 브레이에스 호수를 출발점으로 남쪽의 벨루노까지 120-150여킬로미터를 7일-10일간 산장에서 잠을 자며 산악길로만 종주하게 된다. 이곳 라가주오이 풍광이 가장 볼만 하여 이곳 라가주오이 산장에서 숙박하는 것이 필수다. 보통은 비아 페라타 길을 이용해 라가주오이 절벽을 내려간 후 다시 친쾌토리로 오른 후 기아우 고개길의 누보라우 산장에서 다음 숙박하는 것이 일반 적이다. 체력이 딸리면 라가주오이에서 케이블카 타고 내려간후 체어리프트로 친쾌토리를 오르거나 여행사 상품은 핵심적인 알타비아코스만 트레킹하고 산장 숙박은 안하고 코르티나 담페초 등 호텔에서 숙박하고 트레치메를 갔다 오는 보다 편한 변형된 알타비아 코스를 판매하는 곳도 많다.
